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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가시 돋힌 우울함을 그리는 타투이스트

April 21, 2017

 Thorn gloom "이기훈"

가시 돋힌 우울함을 그리는 타투이스트

 

 아직 바람이 쌀쌀한 3월, 이국적인 카페들이 즐비한 이태원의 한 골목에서 온몸을 문신으로 덮은 한 남자를 만났다. 인적이 드문 주택가로 들어가는 동안 '여기에도 사람이 살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한 주택의 지하로 이어지는 작은 문을 열자 숨겨둔 지하 아지트같은 느낌을 주는 작업실이 펼쳐졌다. 벽에는 온통 흑백의 도안들이 걸려있고, 먼지 쌓인 엔틱가구와 통기타,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이 마치 한밤 중인 것 같았다.

 

 

 

“타투이스트로서 나의 시그니쳐는 얇은 흑장미 한송이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블랙워크를 작업하는 타투이스트 이기훈이다. Thorn gloom이라는 예명을 쓰고있다.

 

Thorn gloom이라는 예명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가시 돋힌 우울함'이다. 타투이스트로서 나의 시크니쳐는 얇은 흑장미 한 송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장미를 아주 좋아해서 많이 그리기도 하고 작업도 많이 하였다. 누가 봐도 "얘는 장미지" 할 정도로! 물론 다른 그림도 그리지만 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흑장미이다. 스타일을 바꾼 후 나는 주로 흑장미에 나의 내면에 있는 감정들을 녹여내고 있다.

 

 

 

 

투박한 느낌의 타투도 보이고 선이 돋보이는 타투도 보인다.

원래는 올드 스쿨이라는 장르를 제일 좋아해서 이를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투박한 느낌의 도안은 올드 스쿨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올드 스쿨이라는 장르 내에서 개인적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꼈다. 결국 나만의 스타일과 나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래서 현재는 타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내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고 있다.

 

아직 고민들은 진행중인가?
며칠 동안 집안에 머물면서 장르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수 없이 하곤 하면서 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지 혼자서 정의 내릴 수 있었다. 아직 확실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연습이 필요한 단계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타투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빠지게 되어 매달 일해서 모은 돈을 작업비로 거의 다 쓰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한쪽 팔은 이미 여러 작업들로 많이 덮혀 있었다.”

 

처음 타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는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며 약 2년 간을 주방에서 요리를 배우고 있었다. 나는 원래는 사람을 잘 대하지 못하는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것에 대한 문제점과 심각성을 인지하고 나 자신을 좀 바꿔 보고 싶었다. 그 때 생각해낸 게 타투였는데 물론 당시엔 배우고 있지는 않았었고 처음으로 작업을 받았었다. 그렇게 나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가기 시작했고 성격도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타투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빠지게 되어 매달 일해서 모은 돈을 작업비로 거의 다 쓰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한쪽 팔은 이미 여러 작업들로 많이 덮여 있었다.

 

그렇게 어느 날과 다름 없이 일을 하고 있는데 문득 ‘나라고 이 일을 못 할 것도 없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고, 그 달로 바로 일을 그만 두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 했던 것 같다. 서울 오기전 약 1년이 채 안되게 독학을 하다가 작년 여름 학교를 끝내고 그 길로 서울로 바로 올라와 샵을 알아보고 수강을 시작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그렇다. 머신을 잡기까지의 길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 일단 나는 그림에 대해 아예 무지한 상태였고 단지 내가 이 일을 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림을 배우고 그려왔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수강 기간까지 하면 1년이 넘는다. 그 간의 시간에는 수입도 아예 없으며 열심히 배워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을 견뎠던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

나는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지원을 잘 해주셔서 조금만 아껴서 지내면 잘 버틸 수 있었다. 이후에 머신을 잡을 때에도 또 한번의 어려움이 찾아왔다. 머신과 연필은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작업을 한다는 것은 그 그림을 손님의 피부에 다시 그리는 것과 같으며 이는 나를 몹시 힘들게 했었다. 내 다리를 아끼지 않고 이를 조금이라도 깨우치려 노력했다.

 

 

 

 

“도안의 영감의 원천은 영화와 술이다. 또 올드 스쿨한 패션,

재즈, 빛 바랜 물건 등 옛 것을 좋아하고 자주 그린다."

 

도안의 영감은 어디서 많이 얻는 편인가?

영화와 술이다. 혼자 있을 때 주로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혼자 술을 마시며 스케치를 하는 편이다. 또 올드 스쿨한 패션, 재즈, 빛 바랜 물건들 등 옛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런 것들을 자주 그린다. 자유로운 것을 좋아해 행위 예술이나 무엇이 되었든 유니크한 것들을 좋아한다.

 

약간 고독한 면모가 있는 거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긴 편인가?

작업이 있을 때 이외에는 라이프 자체가 여가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거나 산책도 좀 하는 편인 것 같다. 사람만나는 것도 좋아한다.

 

 

타투가 대중화되면서 점점 타투이스트도 많아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저마다 멋진 스타일의 가진 작업자 분들이 정말 수도 없이 많이 계신다. 내 그림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겸손하게 생각하고 지내려 한다. 타투이스트로서 다른 분들의 그림과 작업물을 항상 존중하여 그 분들 만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작업물과 그림을 보는 시야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투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작업을 받으시기 전에 본인이 작업 받고 싶은 스타일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시고 판단하셔서 좋은 작업을 받으셨으면 좋겠다.(인스타그램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타투에 관한 철학이나 지향점을 말해달라

그림을 그리고 작업을 하는 행복으로 살아가고 싶고 이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고 지낸다.

 

내 작업을 받으시는 분들을 만족시켜 드리기 위해 나만의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고 더 좋은 실력을 가진 타투이스트가 되고 싶다. 그림과 작업의 실력은 그릴 때마다 깊게 고민하면서 노력한다면 본인도 모르게 계속 늘 수 있다고 믿는다. 늘 이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이 일을 하는 동안 평생 잊지 않고 지내려 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만나는 사람에게, 또는 모임 자리에서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있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타투이스트로서나 인간 이기훈으로서나 나를 만났던 손님 또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었지, 좋은 분이었지’라고 회상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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