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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학생패션연합회 O.F.F.의 수장

August 1, 2017

 

 

 

 

 

 

 

 

 

의류학과인 대학생들 중에서 아마 O.F.F.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O.F.F.는 국내 최대의, 그리고 최고의 대학생 패션 연합회로 약 20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O.F.F.의 수장 박효빈의 이야기를 통해 대학가를 넘어 패션계에서도 존재감을 보이는 O.F.F.에 대해 알아보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대학생패션연합회 O.F.F.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효빈이다.

 

 

먼저 패션산업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는가

 

 처음에 패션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호기심이었던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최상위 명품 브랜드들이 뜬금없는 아이템들을 새롭게 선보이면 저걸 사람들이 과연 살까 싶었는데, 얼마 지나면 하위브랜드들이 그 아이템들을 따라 하고 그래서 유행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런데 전공은 패션이 아니라고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교육학을 전공하다가 현재는 언론, 광고학을 전공하고 있다. 교육학을 전공하게 된 것은 집안의 영향이 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교사셔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적성에 잘 맞기도 했고.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교육학과에 가게 되었는데,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니 가만히 있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 전과를 결심하게 되었다. 사실 광고학을 전공하고자 한 이유는 패션 브랜딩 때문이었다.

 

 

설득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쉽지 않았다. 부모님이 전과를 아예 반대한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인 변덕이라 생각하셨는지 신중하게 고려해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로서는 오래전부터 흥미를 느끼고, 또 나름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였다. 사실 몇 년간 고민한 선택이 하루 만에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고민한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나에겐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긴 것이 처음이었다. 이전부터 막연하게 대중들과 소통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패션이라는 분야에서 그 일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내가 원하던 것을 발견한 셈이었다.

 

 

 

O.F.F.는 어디에도 상업적으로 엮여있지 않은 순수패션단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쇼를 통해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고,

 

그 메시지가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O.F.F.는 어떤 단체인가.

 

 O.F.F.는 '전국 대학생 패션 연합회'로서 패션을 사랑하는 전국 대학생들의 모임이다. 1996년 12월에 설립되어 현재 전국 5개 지부(서울경인 지부, 대구·경북 지부, 대전·충남 지부, 광주·전남 지부, 부산·경남 지부)에서 패션을 전공하거나 패션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중심으로 약 2000명의 회원과 함께하고 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내부적으로는 기획팀과 디자인팀으로 나누어진다. 기획팀은 동아리 내 모든 활동이나 행사의 기획과 관리를 담당한다. 화보와 같은 컨텐츠 제작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촬영부터 편집디자인, 에디팅, 스타일링까지 진행한다. 정기 쇼 같은 경우에는 무대연출팀, 음향팀, 홍보팀, 픽토리얼(화보)팀, 영상제작팀으로 나뉘어 음악설정, 동선, 무대구성 등 의상제작 외에 모든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디자인 팀은 정기 쇼부터 하반기 쇼 등 패션쇼에 올릴 옷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일을 한다. 그 과정에서 기획팀과는 별개로 패턴 스터디, 디자인스터디, 일러스트 스터디를 진행하며 전시의상 또한 제작한다.

 

 

8월말 즈음에 O.F.F.의 정기 패션쇼가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이번 패션쇼는 DDP 어울림 광장에서 하게 되었다. 좋은 기회를 얻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디자인재단과의 협업으로 진행한다. 디자인재단이 건축디자인, 웹디자인 등 여러 가지 디자인 분야에서 릴레이식으로 전시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 중 패션디자인 분야를 O.F.F.에서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우리는 쇼를 중점적으로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쇼와 전시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그래서 쇼와 전시를 둘 다 하게 되었다. 전시는 스케줄적인 문제로 미뤄져서 아마 11월 즈음에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쇼가 O.F.F.에게 굉장히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O.F.F.는 쇼를 하는 단체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쇼가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O.F.F.는 어디에도 상업적으로 엮여있지 않은 순수패션단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쇼를 통해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고, 그 메시지가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얘네는 옷을 만들다보니 이런 메시지가 나온 게 된 것이 아니라,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쇼를 한다’라는 느낌이랄까.

 

 

그렇다면 이번 정기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이번 정기 쇼의 주제는 ‘몽타주’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현재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정적 참상, 이 땅의 몽타주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현상들을 일어나게 한 범인의 몽타주 또한 우리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스테이지는 총 3개로 나누었다. 첫 번째 스테이지의 주제는 파괴; 지구의 자생능력 범위를 넘은 인간의 우매한 행동, 두 번째 스테이지의 주제는 불화; 그러한 지구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들 간의 갈등과 욕심의 표상, 마지막 세 번째 스테이지의 주제는 외면; 이 모든 것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인간의 이기심이다.

 

 특이한 점은 이번 쇼에는 공통원단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원래 좋아하던 ‘닐바렛’이라는 브랜드 쇼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아무래도 우리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쇼이다 보니 통일감을 주고 싶었다.

 

 

 

며칠 전에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과의 협업은 어땠는가.

 

 월디페가 한국에 들어온 지 약 11년 정도 되었는데 초기 1회를 빼고 10번 동안 함께 했다. 월디페랑 특별히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고 원래의 목적은 정기 쇼를 홍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패션과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홍보 효과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 이번 월디페부터는 쇼 홍보보다는 O.F.F.회원들끼리 재밌게 놀고 O.F.F.라는 단체 자체를 홍보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꿔보았다. 이번 월디페 행사에서 O.F.F.의 이름을 달고 여러 가지 이벤트들도 진행했었다. 사실 월디페 부스에 들어가는 외부단체가 많지는 않다. 그 수많은 단체 중에서 기획안까지 승인받아서 채택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인만큼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보통 쇼는 어떤 과정으로 운영하는가?

 

 질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우리는 비영리단체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재정적인 문제는 스폰을 받아서 해결하려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브랜드 스폰은 주로 프론트석에 놓여지는 선물 등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이 방법이 상품과 업체를 둘 다 홍보할 수 있어 대부분의 업체가 선호하는 방법이다. 이번 쇼를 하는 장소 같은 경우에는, 커먼그라운드나 올림픽공원 등 서울에서 괜찮은 장소는 다 컨택을 했었고 가든파이브를 대관료를 주고 빌려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좋은 기회로 그 비용은 아낄 수 있었다.

 

 사실 비용적인 측면을 해결하는 데에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큰 것 같다. 거래할 때에 일방적으로 받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이나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지금은 완전히 혁신적인 도전을 한다기보다는,

 

다른 쇼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퀄리티 높은 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적어도 나는 O.F.F.의 디자이너 친구들이 포트폴리오로 남길 수 있는,

 

어딜 가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쇼를 만들고 싶다.

 

 

본인은 O.F.F.의 정체성이 무엇이라고 설명하고 싶은가

 

 우선 단어로 설명하자면 ‘직접’과 ‘전환’을 들 수 있다.

 

 현재 O.F.F.의 모토는 ‘O.F.F. the fixed idea of fashion’이다.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초기에 ‘우리끼리 뭔가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모였으나 실제 업계에서 일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니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져서 아예 ‘생각을 끈다’라는 의미로 O.F.F.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것을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지하철이나 수영장에서 쇼를 하는 등 누구도 안 해본 새로운 시도를 직접해서 보여주는 것이 O.F.F.의 초기 정체성이었다. 하지만 패션산업이나 환경이 바뀌는 만큼 그에 맞춰 O.F.F.의 정체성 또한 조금은 바뀌었다. 지금은 완전히 혁신적인 도전을 한다기보다는, 다른 쇼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퀄리티 높은 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간혹 본래의 의미가 조금 변질된 것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하는 선배들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O.F.F의 디자이너 친구들이 포트폴리오로 남길 수 있는, 어딜 가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쇼를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대학생 단체 O.F.F.가 가진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20년전 O.F.F.를 처음 시작할 때에도 기업에서 운영하는 커다란 서포터즈 대외활동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우리의 강점은 어떤 특정한 기업과 상업적으로 엮여있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협업제의가 들어왔지만 한 번도 협업을 한 적은 없었다. O.F.F.가 순수패션단체와 비영리단체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가 순수하게 패션 하나에만 온전히 전념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과 사업적으로 엮이게 된다면 홍보가 되었건, 이윤창출이 되었건 무언가를 해줘야 할 상황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O.F.F.의 본래 방향성이 바뀌어 순수성을 잃을 수 있다. 우리가 가장 크게 경계하고 있는 것이 그 점이다. 또한 ‘O.F.F.는 정말 순수하게 패션만을 위한 단체이다’라는 정체성 덕분에 패션업계에서 우리를 지원해줄 때에도 좋은 의미를 갖고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발단할 때부터 이것이 우리의 목표였으므로 지금까지도 그 정체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를 말해달라

 

 내가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대중들에게 반영이 되어 특정 시기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래서 트렌드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고민을 하는 편이다. 유행에 맞는 패션을 선보였을 때 혹자는 트렌드를 반영해 냈기에 영리하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는 트렌드를 반영했기에 진부하다고 평가한다. 패션은 예술 분야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해석이 항상 일방향적일 수 없고 패션과 떨어질 수 없는 트렌드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트렌드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늘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박효빈

Facebook: @FlameHyob

Instagram: @not_about_hyob

 

기획, 진행: 조민지

편집: 원종현, 조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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